본문 바로가기

돈 공부

34살, 돈 공부를 시작했다.

728x90
반응형

다달이 월급을 받으면서 5년을 지내다 얼마 전 퇴사를 했다. 세 장의 카드 명세서를 받아 들고 한참을 바라봤다. '앞으론 이 돈을 어떻게 내야 할까?', '낼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돌이켜 보면 힘들게 취직을 한 후 받은 첫 월급은 정말 소중했다.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내가 번 돈으로 먹고 싶은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시간이 감사했다. 돈을 벌지 못했던 백수 시절 서러움(?)을 풀 듯 나는 입사 초반 눌렀던 소비 욕구를 풀어헤쳤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초밥을 사고, 못 냈던 생활비를 부모님에게 드리고, 보험비/청약 지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옷을 구매하고, 큰 고민 없이 소액 결제를 했다. '이 맛에 돈 벌지'라고 떵떵 거리며 지갑을 열었다.

연차가 쌓일수록 초반 느꼈던 일과 돈에 대한 만족감이 가파르게 식기 시작했다. '나를 뽑아준 이곳에서 정말 열심히 일해야지'라는 초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을 드러냈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돈에 대한 갈증은 나를 더 심하게 두드렸다. '카드값이 갈수록 늘어나네', '이렇게 일했는데도, 이 돈이라니..' 씀씀이를 줄여도 봤지만 아낀다고 아껴도 큰 변화가 보이지 않자 답답했다. '얼마나 일해야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까?' 그때부터 돈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MZ 세대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받은만큼(월급만큼)만 일하자' 회사는 돈을 버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시키는 것만 해야 하는데, 그럼 성장할 수 없는데.. 성장이 곧 나의 몸 값 아닌가?' 이 생각은 나를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퇴사를 한 이유도 이것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나는 조직에서 인정받았다. 열심히 일한 결과였다. 연봉은 4년 사이에 400만 원 정도 올랐다. 나쁘지 않았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유관 기관에 비해 이 정도면...' 이라며 주변과 비교해 합리화했지만 우물안 개구리가 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본질적인 돈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회사는 내게 더 많은 책임과 업무를 주기 바빴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야근을 하고, 주말마다 다음 주 일을 하기 위해 집 앞 카페에 나섰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자 '내 월급을 근무 시간이 아닌 내가 일을 위해 투자한 모든 시간(준비/실행/마무리)으로  나눈다면 평균 얼마일까?' 문득 궁금했다. 실제로 해보진 않았지만, 많지 않았을 것임을 확신한다. 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진로를 다시 설계하고 싶었다. 행복하게 일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버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인생/돈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내 나이가 지금 서른네 살이다. 유튜브를 하다 보면 세상에 젊은 부자들이 정말 많은 걸 알 수 있다. 조금만 검색해도 돈을 번 사람의 마인드와 경험을 들을 수 있다. 잠시 쉬면서 나를 알고, 돈을 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경제 분야 책을 읽고, 유튜브로 경험을 빌리고, 내가 가진 자산을 분석하며 돈을 이끄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오늘 공부를 시작했다.

728x90
반응형